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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을 쌓는다는 건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보이고 싶기 때문이다. 자, 여기에 이만큼 담이 있으니 어디까지가 우리의 영역인지 보시오.
이 길을 걸으며 웃을 수 있는 이가 있었을까. 절로 느려지는 걸음에 마음이 무겁다.
가지 끝에 달린 연두빛 과실 하나, 달콤한 향에 속아 베어 물었다간 인상을 쓸 게 분명해.
조금씩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꿈치에서 파도 소리가 난다. 돌아오는 길에 밑창을 보니 하얀 소금이 그득하다.
지금 이곳 울타리 너머로 기념의 조각이 버티고 섰다. 본연의 의미는 녹이 슬어 그저 버티고 섰다.
등에 새겨진 번호는 선수의 자존심. 모두의 시선이 작은 공 하나에 집중된다.
망울망울 터지는 설렘, 또 다시 설렘들!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그만두고 싶지 않으니, 곤란한 일이다.
시간을 뛰어넘기 위한 문처럼, 골목 끄트머리에 숨겨진 작은 문. 다가서는 발걸음이 설레고 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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